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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소식

[모빌리티 인사이드] #71 완벽한 주행을 향한 최종 관문, LG전자의 '진짜 자동차 시험’이야기

정순인 책임연구원 2026.08.07

같은 높이에 구슬 두 개가 매달려 있습니다. 구슬 한 개는 목표 지점까지 내려가는 길이 직선이고 다른 하나는 곡선입니다. 어느 구슬이 더 빠르게 목표 지점에 도달할까요? 정답은 후자입니다. 수학에서는 이것을 사이클로이드 곡선, 또는 최단 강하 곡선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흔히 목표를 향해 직선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리저리 돌아가는 곡선의 길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곡선으로 가는 동안 겪는 크고 작은 시행착오와 부족함, 경험과 고민, 실패가 오히려 최종 결과물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여러 환경을 거치며 가속을 얻은 결과물은 더욱 완성도가 있습니다.

자동차 전장 부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장 부품 회사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해서 곧바로 완성차에 적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전에 여러 단계의 테스트를 거칩니다. 최종 결과물을 향해 가는 곡선 위에는 소프트웨어 유닛 테스트, 소프트웨어 통합 테스트, 소프트웨어 테스트, 시스템 통합 테스트, 시스템 테스트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테스트는 소프트웨어가 정확하고 안전하게 구현되었는지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없었는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경험을 바탕으로 개선할 사항은 없는지, 추가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그리고 동작이 안정적으로 수행되는지 확인하게 되지요.

기나긴 개발 과정의 마지막 종착지는 실제 자동차에서 기술을 검증하는 '실차 테스트'입니다. 전장 부품 회사가 완성차 업체에 소프트웨어를 최종 납품하기 전에, 가상 환경이 아닌 진짜 자동차에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테스트해 보는 과정입니다.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주는, 긴 여정의 최종 관문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실차 테스트란 무엇인지, 전장 부품 회사인 LG전자는 소프트웨어의 실차 테스트를 어떻게 수행하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는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실차 테스트란?

자동차는 이제 ‘업데이트 가능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출고 이후에도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기능과 성능을 개선·추가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데이터 기반 서비스도 계속 확대되고 있지요. 전자제어, 자율주행, 연결성과 같은 기술이 미래 자동차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자동차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설계되는 흐름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미래 모빌리티 환경을 표현한 AI 생성 이미지

 

그래서 차량 부품의 소프트웨어 비중과 복잡도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차량 부품 소프트웨어의 정합성을 검증하는 테스트 역시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할 때는, 제품이 받아들일 차량 신호를 가상으로 입력한 뒤, 그에 맞춰 미리 정의된 출력이 정확히 나오는지 확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복잡도가 높아질수록 가상으로 만든 차량 신호와 실제 차량의 신호 간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한 단품 테스트 환경이 실제 차량의 작동 환경이나 주행 환경과 완전히 동일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실제 차량에서 진행하는 테스트가 바로 실차 테스트입니다. 실제 차량에서는 진동, 온도, 전자파 간섭 등 연구실에서 100% 동일하게 재현하기 어려운 다양한 환경까지 함께 검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제품군을 대상으로 어떤 범위와 일정으로 실차 테스트를 진행할지는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와 차량 부품 업체 간 합의를 통해 결정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차량 부품 업체가 소프트웨어 실차 테스트를 한 뒤 그 결과를 완성차 업체에 전달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완성차 업체가 차량을 제공하기 어렵거나, 기능이 비교적 단순해 완성차 업체의 통합 실차 테스트만으로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제품군이라면, 완성차 업체가 직접 실차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LG전자의 소프트웨어 실차 테스트

실제 도로 환경에서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검증하는 실차 테스트를 표현한 AI 생성 이미지

 

실제 도로를 주행하며 일반 운전자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 주행 중 요금소 정보가 내비게이션과 계기판에 정확하게 안내되는지, 전기차 충전 중 충전 속도와 예상 시간이 문제없는지, 차량 부품간 정보가 일치하는지, 주유소에서 간편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또한, 차량 자체에 대한 테스트도 진행합니다. 예를 들면 차량의 잠금을 해제하고, 문을 열고, 시동 버튼을 누르는 일련의 과정도 모두 테스트 대상입니다.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이러한 기능도, 실제로는 여러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동작해야 구현될 수 있습니다. 최종 소비자가 느끼기에는 단 1초에 불과한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차량 부품 내부에서는 그 1초가 지나기 전 수많은 검증 프로세스가 일어납니다. 소프트웨어가 위·변조되지 않았는지 안전성을 확인하고, 시스템을 부팅한 뒤, 복잡한 차량 통신 신호들을 주고받고, 이 과정을 통과하고 나서야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요청한 동작이 안전하게 구현되는 셈입니다. 소프트웨어 실차 테스트는 이러한 중간 과정부터 사용자가 원하는 최종 동작까지 전 과정이 정확히 수행되는지를 종합적으로 검증합니다.

실차 테스트 중 소프트웨어 문제가 발견되면 어떻게 대응할까요? 우선 언제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차 테스트 중에는 항상 녹화 장비와 로그 저장 장비를 작동시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검증팀은 어떤 동작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는지 파악하고, 반복 테스트를 통해 충분한 데이터 로그를 확보한 뒤 개발팀에 전달합니다. 개발팀은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된 소프트웨어를 검증팀에 전달합니다. 이후 검증팀은 해당 소프트웨어로 다시 테스트해 개선 여부를 최종 확인합니다.

그렇다면 LG전자는 테스트에 투입되는 고객사의 시험 차량 보안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LG전자는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의 시험 차량의 보안을 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실차 테스트를 할 때는 오직 사전에 승인된 필수 연구원들만 출입할 수 있도록 통제된 차량 시험실과 허가받지 않은 외부 시선을 완벽하게 차단해 보안을 유지하는 차량 보관소가 존재합니다. LG전자는 관련 인증인 TISAX를 취득하여 체계적인 보안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사는 안심하고 시험 차량을 맡기고 LG전자에 테스트를 의뢰할 수 있습니다.

TISAX란? Trusted Information Security Assessment eXchange의 약자로, 독일 자동차산업협회가 만든 정보보안 평가 설문지를 기반으로 공급업체·서비스 제공자의 보안 수준을 평가하는 절차입니다.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 운용 등에 대한 지적 재산 보호를 위해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모여 만든 것으로, 이를 통과해야 샘플, 차량 등을 비롯한 고객사의 지적 재산에 대한 접근 및 제공이 가능합니다.

 

시험 차량의 보안을 위한 통제된 연구 환경을 표현한 AI 생성 이미지

 

고객사에는 어떠한 이득이 있을까?

첫째,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부품 개발 업체도 실차 테스트를 수행하면 더욱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상황을 검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완성차의 품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부품회사에서도 다양한 상황에서 실차 테스트까지 직접 수행한 뒤 완성차 업체에 제공한다면, 완성차 업체는 더욱 안심하고 해당 소프트웨어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수만 개의 부품으로 구성되는 완성차에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뒤 통합 테스트를 진행할 때도 검증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둘째, 고객사는 차량 출시 전에 전장 부품 회사와 충분히 협의하며 문제를 개선할 수 있어 더욱 효율적입니다.

실차 테스트 중 이슈가 발견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재현 방법과 원인이 명확한 경우에는 개선과 검증이 비교적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반면, 재현율이 낮고 원인이 불명확한 이슈는 해결하는 데 몇 주, 길게는 몇 달이 걸리기도 합니다. 전장 부품 회사 내부의 개발팀과 검증팀 간 긴밀한 협업은 물론,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와의 추가 논의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양사는 문제의 근본 원인이 A인지 B인지 함께 깊이 분석하기도 하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C로 할지 D로 할지 가장 적합한 방안을 함께 결정하기도 합니다. 차량 출시 전에 소프트웨어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큰 장점입니다. 그러나 실차 테스트의 가치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E와 같이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요소를 새롭게 확인하기도 하고, F 기능과 G 기능 간 충돌을 발견하거나, H 기능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이처럼 실차 테스트를 통해 얻은 다양한 교훈은 고객사와 전장 부품 회사인 LG전자 모두의 중요한 자산이자 역량으로 축적됩니다.

이러한 자산과 역량은 더 나은 모빌리티 경험의 곡선을 만들어 줍니다. LG전자는 탄탄한 소프트웨어 실차 테스트를 통해 축적한 자산과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와 최종 소비자에게 더욱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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