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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Community)는 '함께'를 뜻하는 라틴어 'com'과 '의무, 책임, 선물'을 뜻하는 'munus'가 결합된 'communis'에서 유래했습니다. 어원으로 보면 "서로 선물을 나누는 관계", 또는 "의무와 권리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의미하죠.
좋은 커뮤니티는 무언가를 ‘나누는’ 곳이 아닐까요? 값을 치르고 물건을 받는 관계가 아니라, 내가 가진 무언가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것이 되는 관계 말입니다. 그 마음에 값을 매기기보다 애정 어린 의무로 여기고,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기꺼이 다하고 싶은 환대의 마음. 커뮤니티 ‘볼드 무브(Bold Move)’가 나누고 있는 것은, 어쩌면 ‘함께 만드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인지도 모릅니다.
한 달에 한 번, 토요일 오전 10시. 집에서 편히 쉬어도 좋을 시간에 굳이 나와 두 시간 넘게 ‘더 많은 사람의 접근성’을 고민하는 분들의 눈빛은, 그 어떤 강연의 연사보다 반짝입니다. 강연장에서는 자신의 강함을 확인하러 오지만, 이곳에서는 약함을 드러내도 괜찮다는 확신을 안고 오기 때문일까요. 약함을 드러낼 수 있는 자리는 그 자체로 이미 환대입니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장애의 유무와 나이의 경계 없이 서로를 환영합니다.

볼드 무브 시즌2 참여자들이 그룹 별로 조금 더 나은 가전 접근성을 위한 아이디어를 함께 작성하고 있다.
이번 볼드 무브 시즌2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20대 청년부터 60대 시니어, 그리고 LG전자 여러 사업부의 임직원까지 40여 명이 ‘조금 더 나은 가전 접근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였습니다. 이들은 가전제품을 쓰며 느낀 사소한 불편을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그 작은 조정이 누군가의 편리함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함께 머리를 맞댑니다. 여기서 나온 의견은 단순한 리뷰에 그치지 않고 LG전자 제품 개발팀에 전달되어 실제 제품에 반영됩니다. 그래서 볼드 무버 한 분 한 분은 자신과 비슷한 불편을 겪는 이들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참여한다고 합니다.
볼드 무브의 시작은 2025년 상반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상 속 담대한 움직임’이라는 슬로건 아래, 10명의 장애인 참가자가 3개월 동안 각자의 강점과 불편을 나누며 가전 접근성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LG전자의 컴포트 키트(Comfort Kit)를 직접 써 보고 개선점을 제안하기도 했죠. 활동을 마친 참가자들은 “가전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직접 참여함으로써 삶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후기를 전했습니다.

볼드무브 커뮤니티에서 다양성 있는 멤버들이 가전 접근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2026년 5월, 볼드 무브는 더 큰 확장을 시도했습니다. 시즌1의 장애인 고객 중심에서 시니어와 비장애인까지 참여 대상을 넓혀, 누구의 불편이든 함께 들여다보는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워크숍에서 참여자들이 일상의 불편과 아이디어를 나누면, 상품기획자와 개발자도 자발적으로 나와 그 목소리를 직접 듣습니다. 성과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즌1에서 나온 200여 건의 아이디어 가운데, 전맹·저시력 고객도 음성으로 정수기 온수를 출수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제도 개선을 이끌어낸 사례가 있었고, 곧 출시를 앞둔 김치냉장고용 컴포트 키트 ‘이지캡’은 무거운 김치통을 꺼내지 않고도 내용물을 덜 수 있도록 고안돼 지금 볼드 무브에서 사용성을 검증받고 있습니다.

볼드무브 커뮤니티에서 각자가 가전 제품을 사용하며 느낀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흔히 무엇이든 ‘뾰족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획도, 브랜드도, 커뮤니티도요. 하지만 좋은 커뮤니티는 닮은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하나의 질문을 각자의 자리에서 끌어안은 사람들의 모임이 아닐까요. 서로 다른 높이에서,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일 때 내어주는 것의 가치는 더 커집니다. 그렇다면 뾰족해야 하는 것은 커뮤니티의 경계가 아니라, 커뮤니티가 품은 질문 그 자체일 것입니다. 장애인의 불편에서 출발한 컴포트 키트가 아이 키우는 부모와 주부에게까지 가닿았듯, 하나의 질문은 서로 다른 자리의 사람들을 한데 품습니다.

볼드 무브 시즌2에 참여한 다양한 참여자들이 모임이 끝난 뒤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효율과 속도가 최우선인 요즘, 우리는 한 번의 만남도 쉽게 커뮤니티라 부릅니다. 하지만 진짜 커뮤니티는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같은 사람들이 다시 모이고, 그 반복이 자연스러운 흐름이 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한 점이던 모임은 선이 되고, 선이던 관계는 자연스러운 자리가 됩니다. 그렇게 커뮤니티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에 가까워집니다. 다른 이의 더 나은 삶을 바라는 마음이 돌고 돌아 결국 내게로 돌아오는 선순환, 그것이야말로 볼드 무브의 근간입니다. 혼자서는 힘겹게 열던 세탁기 문 하나를 바꾸는 일에서 누군가의 일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듯, 삶을 바꾸는 변화는 거대한 시작이 아니라 작은 불편을 해소하려는 담대한 도전에서 비롯됩니다. 볼드 무브가 만들어 갈 작지만 확실한 일상의 성취를, 우리가 기대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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